촉구
이정미 정의당 대표
선거구 획정 관련 민주당·한국당에 촉구
추미애 대표, 홍준표 대표. 집안 형편은 잘 돌보고 있는가요.양당의 형편은 어떨지 몰라도 지금 대한민국 풀뿌리 민주주의는 사망 직전이다.
모든 기초의회 선거구가 쪼개기로 난도질당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미 국민의 신의를 상실했음에도 기존 의석을 이용해 지방의회를 마음대로 조종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절대과반을 차지하는 부산 시의회는 선거구획정위가 제안한 4인 선거구 7곳을 결국 모두 없애어버렸다.
마찬가지로 한국당이 절대과반인 경북에서는 3인 선거구가 6곳 줄어든 대신, 2인 선거구는 9곳으로 늘렸다.
한국당이 다수인 인천에서는 2인 선거구는 7개로 늘리고 3인 선거구는 2개로 줄였으며, 4인 선거구는 쪼개어 버렸다.
자신의 텃밭은 독식하고야말겠다는 끝없는 탐욕이다.그러나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개혁을 이끌어 가야 할 더불어민주당 조차 탐욕의 동반자가 되어버렸다.
지금 제 옆에는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이 광주광역시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보낸 공문이 있다.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어 달라는 노골적인 요청이다.
광주만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경기도와 대전시에서는 그나마 제안된 4인 선거구를 모두 없앴다.
절대과반을 차지하는 서울에서는 4인 선거구가 애초 제안된 35개에서 7개로 쪼그라들었고 그나마 통과될지조차 불투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개혁만 제대로 된다면 대통령 권한도 내려놓겠다고 정치개혁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런데 집권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과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결국 갈가리 쪼개지고 있는 지금의 기초의회 선거구는 대통령의 후광 뒤에 숨어 잇속 차리기 바쁜 민주당 지방권력과 지방적폐 수호자를 자임하는 자유한국당이 만들어낸 괴물이다.이러한 양당 분식(分食)의 결과는 결국 양당 독식(獨食)이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336개 기초의원 당선자 중 양대정당 후보가 아닌 경우는 단 4명, 1.1% 뿐이다.
대전은 54개 선거구 당선자 중 양대정당 이외의 당선자가 아무도 없다.
어차피 1당과 2당만 당선 되는 선거이니 정치신인들은 선거에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선거에서 서울에서만 22명의 기초의원이 무투표로 당선됐다.양당 독식으로 활력을 잃어버린 지금의 지방의회는 썩어버린 4대강과 다를 것이 없다.
행정권력에 대한 견제는 사라지고, 이권추구와 각종 기행으로 악취만 풍기고 있다.
기초의회에 문제가 생기면 어김없다.
양당 짬짜미와 서로 봐주기만 난무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
거대 양당이 자신들의 독식을 위해 2인 선거구라는 거대한 보를 쌓은 것이다.
이 거대한 보가 민심이 흘러야 할 강물을 썩게 만들었다.자유한국당이 지금처럼 머릿수만 믿고, 지방의회를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며 국민의 개혁요구를 철저히 짓밟는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민주당에도 경고한다.
개혁의 자리에 설지, 기득권 수호에 설지 결정할 것을.
분명히 말하지만 2인 선거구 쪼개기로 자유한국당과 나란히 손잡는다면 지방적폐 청산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촛불을 들었던 국민 앞에 개혁을 말하고 싶다면, 지금의 선거구 쪼개기를 즉각 중단하고 지방의회의 구성을 민의대로 바꿔야 한다.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계속 묵묵부답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이 상황을 묵인할 것인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안하무인으로 때마다 개혁의 훼방꾼 노릇만 할 것인가?
지금 전국의 지방의회가 몸살을 앓으며, 두 당 대표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선거구 쪼개기에 대한 입장과 지방의회 정상화 방안을 조속히 밝혀주시오.
정의당은 민심 그대로의 지방의회를 만들고, 촛불이 요구한 지방적폐 청산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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