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임병택 시장의 ‘시흥시는 시민이 주인입니다’는 선전용 구호인가
민선7기 시흥시장으로 첫 발을 내딛은 임병택 시장이 취임과 동시에 기조로 내걸은 것이 ‘시민이 만드는 시흥’이다.
임 시장이 말하는 핵심은 ‘시흥시는 시민이 주인입니다’다.
그래서 처음으로 시흥시 운영에 도입한 것이 ‘시민 눈높이의 정책운영을 위한 원탁회의’다.
원탁회의는 시흥시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과 개선하겠다는 시장의 의지로 요약할 수 있다.
문제점 개선 방안은 심화토론을 거쳐 시민이 제시한 다양한 민원을 정책적으로 해결방법을 찾아 시민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게 원탁회의를 도입하게 된 배경으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주민참여예산 확대, 주민소통플랫폼 구축, 소통참여공간 확충, 시민의식 강화 등 시민과의 원활한 소통으로 행복한 시흥 건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 시장은 금년 7월 24일 세 번째 원탁회의를 통해서 많은 참여자들로부터 ‘자연이 살아있는 행복한 시흥’, ‘시민이 흥겨운 시흥’, ‘생명이 태동하는 젊은 도시 시흥’ 등의 제안과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시흥시정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것을 당부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임 시장은 “시민들의 참여가 헛되지 않도록 시민들의 바람을 시정에 담아 이어가는 것은 본인의 몫이라 생각한다.”며, “제도적으로 시민참여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정책사항은 지속적으로 피드백 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임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임 시장의 바람과 시민들의 기대가 공염불로 끝날 공산이 커지고 있다.
물론 취임 한 달 남짓 만에 임 시장의 성과를 거론한다는 것이 이른 감이 없진 않지만 원탁회의 참여자들보다 현업에서 바쁘게 살고 있는 시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많이 다르다.
최근 매화동, 연성동, 도창동, 하중동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시청(직원)에 대한 불만이 많은 까닭이다.
이 지역 주민들의 행복은 좋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드넓은 공간을 자유롭게 제공받을 수 있어서다.
호조벌이 바로 그런 존재다.
그런데 이 같은 자유로움이 언제부턴가 고통과 두려움으로 바뀌고 있다.
심각한 주차난과 불편한 교통편이 그 첫 번째다.
우선 시청을 방문하려 해도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애로가 무척 크다.
인구는 10년 전에 비해 3∼4배 증가했지만 이 같은 각종 편의 시설은 제자리걸음에 멈춰 있는 탓이다.
두 번째는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는 유일한 호조벌이 흘러간 세월만큼이나 지금은 과거와 달리 위협을 느낄 정도로 안전사각지대로 바뀐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드넓은 호조벌은 광할한 곡창지로써 뿐만 아니라 자연생태계를 동시에 아우르고 있어 많은 지역민은 물론이고 외지에서도 즐겨 찾는 휴양 관광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이곳이 지역민들에게는 공포의 땅으로 변하고 있다.
농로를 레이싱 하듯 질주하는 차량들이 급격이 늘었는가 하면, 논을 매립하기 위해 25.5톤 덤프트럭이 드나들면서 산더미처럼 실은 돌덩이와 흙을 떨어트려 농로를 망가트렸기 있기 때문이다.
육중한 무게에 수 십 톤의 자갈흙을 실은 덤프의 무게를 견딜 수 없게 설계된 농로를 이런 특장차들의 통행이 원이다.
해마다 겨울이면 연례행사가 돼 버린 지 오래다.
다가오는 올 겨울은 또 어떨지 의문이다.
평일과 주말에 지역민들이 어린아이(유모차), 노부모(휠체어), 가족, 나홀로족 등이 산보하던 즐거움을 빼앗기고 있어서다.
특히 요즘같이 여름철엔 펄펄 끓는 폭염을 피해 이른 새벽이나 밤늦은 시간에 운동 삼아 호조벌을 걷는 사람들이 많다.
이때 이들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무단 통행 차량으로 인한 인사사고 위험을 비롯해 주변 사방이 어둡기 때문에 사람들끼리 부닥칠 확률도 높다.
이 뿐만 아니라 자전거, 오토바이, 경운기, 다양한 야생동물 출현 등 특히 뱀과 마주쳐 자칫 잘못 피하면 부닥쳐 다치거나 배수로로 빠질 사고 위험성도 상당히 높다.
배수로라고 하지만 평균 수심이 가장 얕은 곳은 1m며, 가장 깊은 곳은 2∼3m는 족히 된다.
꼬마들이나 노인들이 물에 빠지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2∼3주전 낮엔 차에 치어 죽어 널브러진 애완견, 고양이, 새(까치), 뱀도 발견됐다.
게다가 이 지역은 중소기업이 많아 외국인 노동자들도 상당수가 거주한다.
농로를 혼자서 산책하러 나온 어린 여자애들이나 아녀자들에겐 신변에 위협을 느끼기에 충분한 두려움이 될 수도 있다.
호조벌 한복판에 들어서면 위험에 처했을 경우 도움을 청하기 위해 소리를 아무리 크게 목청껏 높여 괴성을 질러도 어느 누구도 전혀 들을 수 없다.
이제는 호조벌이 주민들에게 행복만 주는 게 아니라 어느 날부턴가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이제라도 주목해야한다.
이 같은 이유로 매화동에 24년째 살고 있는 신 모씨(55세)는 지역민들의 안전을 위해 주민들이 가장 많이 왕래하는 일부 지역에 가로등 설치를 시청에 수 십 차례 민원을 냈지만 도로과 조명담당 김경미 팀장과 남승호 주무관은 요지부동이다.
더구나 농어촌공사화성수원지사가 관리하고 있어 공사화성수원지사의 김상도 담당자의 허락을 받아야 가로등을 설치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민원을 외면한 채 손 놓고 있다.
왜 그 자리에 앉아 있는지 궁금하다는 게 민원인의 궁금증이란다.
또 공사화성수원지사 담당자는 농작물 피해를 운운하며 시청에 조명설치 불허 공문을 보내 주민들의 안전을 방치하고 있다.
민원의 얘기는 과거에 사고가 없다고 해서 앞으로 없을 것이라는 예측은 위험한 생각이라고 조언하며, 인구가 늘어난 것에 비례해 차량, 오토바이, 자전거 등도 증가한 것이 사고 확률이 높아진 원인으로 지적했다.
임병택 시장이 말하고 시민과 소통하고 하는 ‘시흥시는 시민이 주인입니다’는 좋은 말이 임기 첫 시작과 함께 표어로 끝나지 않을까 싶다.
복지부동의 시청 공무원들과 지역민들의 안전엔 관심조차 두지 않는 농어촌공사화수원지사 담당자의 안전불감증과 안일한 탁상행정이 큰 화를 불러올까 염려스러워지는 대목이다.
지난 24일 은행동 ‘너나들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발대식을 갖고 “동네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많이 아는 지역주민에 의해 동네를 살피는 것, 그런 것이 ‘복지의 발견’, ‘복지의 성장’이라고 생각한다.”는 홍남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의 말이 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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