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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상대로 갑질하는 시흥시청 공무원들

신선호 2018. 7. 29. 19:47

 

현장취재


주민들 安危 뒷전, 오히려 주민들에게 불편 강요

1%의 설득력 없는 억측 앞세워 주민들만 골탕

 

공직에 수 십 년간 몸담아 오다가 최근 정년퇴직한 전직 공무원의 의미심장한 한마디 말에 귀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민원인이 찾아와 문제점 해결을 요구하면 민감한 사안이 아니면 곧바로 처리해 준단다.

그러나 대립될 소지가 다소 있거나 타 행정기관 내지는 정부 산하 기관과 산하단체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는 적극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점 해결 방안을 찾기보다는 아예 처음부터 일을 벌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더구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협조를 구해야할 기관과의 의견대립에 따른 신경전을 벌이지 않기 위해 서슴없이 되풀이되는 거짓말과 일을 차일피일 미뤄 민원인을 애먹이기 일쑤라는 귀 뜸이다.

최근 매화동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201712월에 공사를 시작해 20184월에 공사를 끝낸 매화125 주택과 매화동 2통 게시판 옆으로 조성된 포장 농로 1.5km(왕복 3.0km) 구간의 배수로 공사를 하면서 제대로 마무를 하지 않아 매화동, 도창동, 안현동, 하중동 주민들과 직장인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매화동 2통 게시판에서 농로를 300m 가량 가면 우측으로 연결되는 다리가 놓여있다.

이 다리를 건너면 매화147번길 16 공장과 직결되고 공장 앞에서 좌·우측 길로 갈라서면 주택으로 연결되는 농로 겸 도로가 있다.

이 다리는 매화동, 도창동, 하중동, 안현동 주민들이 산책 또는 직장에 출·퇴근하기 위해 40년 넘게 사용해온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다리다.

그런데 배수로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다리를 끊어 놓고 6개월이 훌쩍 지나도록 원상 복구를 하지 않고 있어 주민들과 직장인들이 받는 큰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결국 배수로를 가운데 놓고 농로나 논둑길 중 한쪽만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다리가 놓여 있을 땐 집과 직장을 오고갈 때 농로와 농로, 농로와 도로를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어 훨씬 수월 할뿐만 아니라 시간도 5분 안쪽이다.

하지만 현재 다리가 끊긴 관계로 배수로 공사를 마친 매화125 주택과 매화동 2통 게시판 옆으로 조성된 농로 1.5km(왕복 3.0km) 구간을 이용하려면 먼 길을 돌아서 오고가는 번거로움과 고생을 사서하게 되고 시간도 2030분이 더 걸린다.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매화초등학교 일대 거주 주민들과 직장인들은 끊어진 다리 앞에서 논둑길를 이용해 하중동 방향으로 150200m 떨어진 다리까지 가야만 폭 2m 농로에 들어설 수 있어 협소한 논둑길을 걷는 동안 위험천만해 긴장감과 진땀을 흘려야만 한다(돌아올 때도 마찬가지).

논둑길은 폭이 50cm 안팎으로 발을 딛기가 무척 힘들뿐만 아니라 아차 하는 순간 발을 헛디디면 그대로 배수로에 처박히기 십상이다.

이 구간의 배수로 깊이는 1m 정도로 결코 야트막하지 않다.

신체 건강한 성인 남녀는 괜찮지만 노인이나 어린아이들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천만한 지형이다.

게다가 이 배수로는 공사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아 바닥이 수렁처럼 푹푹 빠질 수 있어 생명에 치명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35도를 웃도는 펄펄 끓는 용광로 더위 탓에 배수로 물은 심한 녹조를 띠며 썩고 있어 악취도 심하다.

728일 토요일 오후 7시경 딸과 함께 산책 나온 40대 아주머니(매화초교 근처 거주)가 논둑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들은 산책을 위해 끊긴 다리 옆 7080cm 높이의 수문 난간을 힘들게 손과 발로 딛고 올라서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모습이 보는 사람마저 너무도 애처로운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70m 가량 논둑길(중간쯤)을 걸었을 쯤 어머니와 함께 나온 고1 쯤 돼 보이는 여학생이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며 서성이는 광경도 관찰됐다.

논둑길이 끊겨 둑과 둑 사이의 공간이 넓어 건너질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며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게 포착됐다.

결국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어렵사리 건넜지만 곧 또 다른 장애물과 마주치는 불편이 이어졌다.

가뭄으로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논둑에 설치된 덩치 큰 양수기와 맞닥뜨리며 두 번째 위기에 직면했다.

곡예 하듯 힘겹게 좁은 논둑길을 빠져 나와 넓은 농로에 다다른 아주머니에게 끊긴 다리 때문에 불편하지 않느냐, 시청에 민원 제기는 해 보았는지, 혹시 배수로에 빠지거나 뱀에 물릴 수 도 있다는 생각은 해봤는지 등을 물어 봤다.

아주머니의 답은 너무도 간단명료했다.

이 곳 공사는 시청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고, 그렇다면 당연히 시청 공무원들이 잘 알고(다리 끊김) 있을 테죠, 언젠가는 해(다리를 놓아) 주겠죠, 어떡해요, 위험하고 불편해도 할 수 없죠, 또 시청에 전화하기도 그렇고, 불편하다고 누가 그렇게 나서서 시청에 전화 하겠어요, 안하고 말죠.”

이 곳 농로를 애용하는 많은 주민들이 말은 하지 않지만 시청에 거는 기대만큼이나 속 끓는 심정을 엿볼 수 있는 짧은 대화로 분석된다.

이 문제로 민원이 몇 차례 접수된 것으로 취재 과정에서 밝혀졌지만 시청과 농업기술센터는 주민들과 직장인들의 불편은 잊은 채 묵묵부답이다.

사실상 이번 배수로 공사에서 매화125 주택과 매화동 2통 게시판 옆으로 조성된 농로 100150m 떨어진 지점의 우측 다리도 이번 공사에서 철거하고 맞춤형 다리로 제작해 새로 설치된 다리다.

현재 끊어진 다리 역시 맞춤형 다리를 가져다가 배수로 폭에 맞춰 끼우면 되는 간단한 다리다.

그런데 시청 OK민원실과 생명농업기술센터 윤철환 농업정책팀 담당자는 오는 11월쯤에나 다리를 놓을 예정이라며, 불편해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OK민원실과 생명농업기술센터 담당자의 말을 빌리면 배수로 바닥을 준설하면서 다리를 놓게 되면 물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먼지가 날리기 때문에 당장 설치가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리공사는 올해 추수가 끝난 다음에 실효성을 검토한 뒤 설치하는 것으로 주변 농지 주인들과 약속이 돼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받아들이라는 배짱이다.

현장 취재 결과 물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것과 먼지 날림은 변병에 불과했다.

매화동에 40년째 살고 있다는 함 모씨(72)처음엔 다리가 없어져 논둑길로 들어섰다가 미끄러워 넘어지면서 배수로에 빠질 번했는데 다행이 논으로 자빠져 진흙탕 물을 뒤지어 쓴 이후부턴 산책을 가려면 먼 길을 돌아야 해 숨 찬다.”, “주민들에게 서비스해야할 시청 공무원들의 무사안일 한 행위가 고약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현장의 목소리와 달리 변명만 늘어놓으면서 주민들과 직장인들의 불편함을 조장하고 있는 시청과 생명농업기술센터의 생각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번 현장 취재에서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불편함이 있으면 없는 것도 만들어줘야 할 판에 있는 다리도 끊어 놓고 1%의 설득력도 없는 억측을 앞세워 어깃장을 놓고 있는 시청과 생명농업기술센터의 태도는 주민들과 직장인들을 상대로 행하는 갑질로 밖엔 해석이 되질 않는다.

주민들의 안위를 먼저 챙기고 걱정해야 할 시청과 생명농업기술센터가 오히려 주민들에게 불편을 강요하고 있어 안타깝다.

더불어 공무원으로써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와 왜 그 자리에 앉아 있는지를 각자 스스로 깨닫고는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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