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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현 기자의 글보벌 명차 NEW르노 마스터 시승기

신선호 2021. 3. 1. 18:16

시승기

 

NEW르노 마스터

 

가성비 높은 컴팩트 버스로 존재감 풀풀

경제성·실용성 뛰어나 캠핑카로 안성맞춤

스타트·가속력·스피드, 스포츠카와 견줘

NEW르노 마스터.

보는 순간 쉽게 적응이 되질 않는다.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큰 탓이다.

그리고 이 정도 크기의 차량을 몰아 봤던 게 기억 저편에 가물거리는 이유도 한 원인이다.

어쨌든 첫 인상부터가 조심스럽고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또 한 가지 굳이 어설픈 변명을 해본다면 너무도 익숙해진 봉고 종류의 스타일에 길들여진 탓도 있지 않을까 자문 해본다.

30여년 전 아르바이트로 2.4톤 타이탄 트럭을 운전해본 경험을 더듬으며 마스터 운전석에 일단 앉아 본다.

이어서 시동을 걸고 클러치 페달을 밟고 기어를 넣었다 뺐다 하면서 클러치 유격을 가늠하며 옛 감각을 상기해본다.

1분 뒤 운전석 밖을 내다보면서 차폭을 체크하고 곧바로 실내 룸미러와 사이드 미러를 잘 보이도록 맞추고 엑셀레이터에 힘을 주며 출발을 시도해본다.

약간의 변속 충격이 느껴지지만 순조로운 스타트로 이어진다.

100m, 200m에 이어 2-3km를 달리는 동안 차체가 주는 무게감도 저울질 해본다.

미니버스로 보기엔 덩치가 상당한 것 같고 소형 버스로 보기엔 가냘픈 사이즈라는 생각이 든다.

라이트급과 미들급 사이의 컴팩트급 버스로 표현하면 누구든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싶다.

그렇게 30여분이 지나니 드라이빙 감각이 80-90% 적응돼 핸들 조작과 스피드에 자신감이 붙는다.

그러나 여전히 멈췄다 출발할 때는 시동 꺼먹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천만 다행인 것은 당황하지 않고 클러치를 다시 꾹 밟았다가 살짝 떼니 시동이 재생돼 위기를 모면시켜준다.

복잡하고 막히는 도로에서 다른 차량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고 위안이 된 반면에 여러 번 가슴을 쓸어내렸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클러치의 유격 즉 반클러치 사용이 익숙해지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린 게 사실이다.

처음부터 오토로 운전해 스틱에 미숙하고 오로지 오토에 익숙한 드라이버에겐 미련을 갖지 말 것을 정중히 부탁한다.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으면 충분한 시간을 들여 모든 것이 익숙해질 때가지 충분한 연습을 마칠 것을 권한다.

그리고 손과 발을 이용해 기어를 2단에 넣었을 때 반사적으로 클러치 유격을 정확히 읽어내기까지 모든 게 숙달되기 전까진 절대로 핸들에 손을 얹지 않기를 조언한다.

1시간쯤 지났을까 수동기어의 조작이 능수능란해지면서 스피드에 맞춘 기어 변속에 신이 나기 시작했다.

경사가 가파른 지형에서 1단이 들려주는 웅장한 굉음과 더불어 도로와 타이어의 순간 마찰음은 정말 몇 십 년 만에 다시 듣는 신선한 사운드로 전율마저 흐른다.

수동 기어의 또 다른 매력은 이 같이 급경사에 차가 멈췄다가 다시 출발할 때다.

이런 지형지물에선 베테랑도 가끔은 클러치 조작 미숙으로 시동을 꺼먹거나 차량이 뒤로 밀려 난처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 때 사이드 브레이크를 사용해 탈출에 성공하게 되는데 이때 느끼는 짜릿하고, 스릴 넘치고, 통쾌함은 무엇과도 비교되지 않는다.

그리고 평지와 비탈진 도로에 주차할 때도 기어와 사이드 브레이크 모두 유용하게 이중 잠금장치를 할 수 있어 주차 안전에 큰 도움이 된다.

주행 중 감속 안전에도 믿음을 준다.

감속 또는 저속 구간서 풋 브레이크가 아닌 엔진 브레이크 사용이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조심할 점은 빗길, 눈길, 빙판길 등 미끄러운 도로에선 급 기어 변속의 급감속은 오히려 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이 같은 몇 가지만 숙지하고 마스터와 함께 하면 드라이빙이 즐겁고 신난다.

23일 동안 마스터와 함께 하면서 칭찬하고 싶은 것에 앞서 굳이 단점을 꼽는다면 두 가지가 눈에 띈다.

먼저 밝은 대낮엔 운전석 앞 라인이 일직선으로 설계돼 내비게이션 화면이 선명히 잘 보이지 않아 안내 음성에 집중해 귀 기울여야 하는 게 단점으로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초행길엔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내비게이션에 의지하는 만큼 제작자 입장에서 반드시 시각적 효과를 꼼꼼히 따져 볼 것을 당부한다.

각종 편의 장치가 드라이버 중심으로 배치돼 있으면 안전 운전에 큰 도움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단적으로 컵 홀더만 해도 운전자가 집었다 놓았다 하기에 멀고 불편해 전방 주시를 놓칠 수 있는 약점이 노출됐다고 본다.

두 번째는 운전석과 조수석(승객석) 높이가 성인 가슴에 닿을 정도로 높아 오르내리는데 다소 애를 먹는다는 점이다.

널찍한 발판을 이용한 다음 운전석 좌측 손잡이와 핸들을 잡으면 승하차는 무난하지만 운전자를 좀 더 배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반석(운전선 뒤 칸) 쪽은 승하차 발판이 자동으로 오픈돼 타고 내리는데 편리해 어린이와 노약자도 수월하다.

이 한 두 가지만 빼면 마스터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차임에 틀림없다.

마스터의 가장 두드러진 강점은 널찍한 실내 공간과 트렁크 공간이다.

실용적으로 꾸며져 있다.

천정이 높아 180cm 이상의 건장한 체격도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게 맘에 든다.

시트간 간격도 넉넉해 무릎을 펴고 구부리기에 불편하지 않다.

의자 등받이는 머리와 온 몸을 감싸 장거리 여행에도 피로가 덜하다.

트렁크 역시 차박 내지는 일반 여행에 필요한 모든 물건을 싣기에 편리한 구조여서 활용성이 매우 유용하다.

두 번째 강점은 컴팩트 버스임에도 가성비가 크다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가장 솔깃한 애기가 아닐까 싶다.

연비는 거두절미하고 직접 타보면 놀랄 정도로 탁월한 선택을 했음이 증명될 것이라는 말로 대신하고 싶다.

경제성 못지않게 스타트, 가속력, 스피드 또한 스포츠카에 비견된다.

물론 스포카와 직접 비교하면 실망하겠지만 그 만큼 드라이빙 본능을 타고 났다는 얘기다.

여기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주행 안전과 신호 위반 방지를 위해 110km에 락을 걸어 놓은 관계로 그 이상의 스피드 테스트는 상상에 그치는 것으로 만족했다.

스포츠카와 견준다는 말은 스타트와 가속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2단 출발과 동시에 엑셀레이터에 힘을 10% 더 가하는 순간 속도계 바늘은 이미 3-4단 이상의 속력을 내며 거침없이 앞으로 내닫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시작된 스피드는 6단으로 바로 직행한다.

세 번째 특징은 겉보기엔 뛰 뚱 뛰 뚱 모난 스타일이 바람에 약할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전에선 전혀 다르다.

바람이 심한 교량과 강이나 바닷가 바람에도 염려했던 흔들림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안정감을 보인다.

코너링과 제동력도 안정적이다.

복잡하고 막히는 시내나 고속도로 구간에선 오히려 높은 운전석 덕분에 시야 확보가 잘돼 지치거나 지루함이 덜하다.

이쯤에서 개인적으로 욕심을 낸다면 캠핑카를 원하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이밖에도 학원, 학교, 유치원, 직장 통근, 예비군 수송 등에서 부담 없는 차량으로도 안성맞춤임을 밝힌다.

다양한 특장점을 지닌 마스터의 심장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최신 2.3L 트윈 터보 디젤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150마력에 최대토크 39.3kg·m를 발휘한다.

이전보다 출력은 5마력, 토크는 2.6kg·m 향상됐으며 복합연비도 동시에 개선돼 마스터 밴 S 모델은 리터 당 11.1km, 마스터 밴 L 모델은 10.9km 주행이 가능하다.

NEW 마스터 버스 모델의 엔진 최고출력은 163마력, 최대토크는 38.7kg·m로 이전과 동일하다.

가격은 NEW 마스터 밴 S 2,999만원, NEW 마스터 밴 L 3,199만원, NEW 마스터 버스 13인승 3,729만원, NEW 마스터 버스 15인승 4,699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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